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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바쁜 척을 좀 해서... 죄송합니다. 요새라고 말하기에는 기간이 너무 길었다. 어쨌든 건강도 좀 회복되고 그러니까 글을 써볼 맛이 나는 것 같다. 이번에 복학하면서 다시 주관식 답안 작성을 하게 생겼는데 손과 머리도 좀 워밍업 시킬 겸 근황 보고.
이번에는 전부 전공 과목을 신청해서 듣는지라 일은 안 할 것 같고 내 스펙 중에서 2년 만기가 다 되가는 어학시험들도 다시 봐야할 것 같다. 결론은 또 바쁜 척 하는 거다. 그런데 이번에 수업을 짜본 것이 아주 짜임새 있게 된 것 같아 만족이다. 대부분 문학보다는 언어학 관련이 많이 듣지만 그렇다고 언어학만 들으면 머리가 아프겠지? 그래서 18세기 영미문학쪽으로 가닥을 잡아서 2과목 신청, 언어학쪽으로는 중국어 음성음운학쪽이랑 영어통사론의미론쪽으로 각각 하나, 둘씩 도합 셋을 넣었다. 그리고 마지막 대망의 전공필수 고전문학독해도 신청해서 총 여섯과목. 더 신청하고 싶었지만 지난 학기 학점이 통 좋지 않은데다가 전부 전공인데 하나 더 들었다가는 정말 쓰러질 것 같아서 여섯과목으로 결정했다. 이전에는 쉬어가자는 의미로 적어도 꼭 하나씩은 교양과목을 신청했는데 이번에는 졸업학점을 빨리빨리 채우려고 전부 전공을 넣었더니 나름 스토리있는 시간표가 됐다. 그리고 정말 지긋지긋한 전공외국어를 외국 이수 학점으로 돌리니까 시간표가 굉장히 여유로워져서 점심은 잘 챙겨먹고 다닐 수 있는 건강한 시간표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글을 자주 올릴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저장해 둔 글들도 제법 있어서 한동안은 좀 열심히 올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잘 해봐야겠다. p.s. 우담바라는 상상 속의 꽃입니다. 편의점에 돋아나는 곰팡이나 풀잠자리 알이 아니라. 뭔가 자꾸 종교가 세속적인 물질이나 권력에 귀속되고 얽혀들어 기복신앙 비슷한 것만 남아버린 것 같아 조금은 씁쓸하다. 이글루스 가든 - 매일 매일 한 편의 글쓰기. 항상 사람들이 날 보면 너무 말랐다고 난리다. 키도 작은 편인데다가 골격도 크지 않아서 마른 몸이 더 도드라지는 것 같다. 사람이 이유없이 마르거나 살이 찌지는 않는다. 주변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나는 원체 잘 먹질 않는다고 한다. 운동이라도 하면 운동량 때문에라도 많이 먹게 되고 체격도 더 불어나서 깡말라 보이지는 않을거라 하는데... 그게 실은 내 마음대로 잘 되지 않는다. 군대에 있을 때도 꽤 많이 먹고 일과를 하면서 근력도 많이 늘었지만 절대로 몸이 불지는 않았다. 가장 큰 원인은 아마도 예민한 내 성격과 체질 탓이리라 생각하고 있지만 역시 주변의 반응은 그렇지 않다. 친가쪽으로도 외가쪽으로도 나만큼 마른 사람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내 식습관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예민한 성격 탓이라는 얘기에는 어느 정도 동의했지만).
나는 먹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식사는 항상 배가 고프지 않을 정도로만 먹고 과식하거나 군것질을 많이 하지도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밥을 잘 먹지 않아서 어머니께서 쫓아다니면서 매 끼니를 먹였다고 하신다. 내가 어쩌다가 먹는 걸 좋아하지 않게 됐을까? 하나,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배가 점점 나오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임신 8개월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배가 나오게 되셨다. 아버지는 평소에 음식 먹는 걸 즐기고 게다가 군것질도 꽤 많이 하시면서 굳이 또 단 음식을 하루에 한 번은 드시는 식성 덕에 복부비만이 심해지셨다. 어머니는 내가 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닮을까 저어 하셨던지 나에게 "끼니는 절대 무식하게 배가 불러서 움직이지 못하도록 먹는 게 아니라 배가 고프지 않을 만큼만 먹는 것"이라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씀하셨다. 이런 교육의 영향도 있거니와 내가 어렸을 때 옆집에 살던 아이들이 먹성이 워낙 좋아서 엄청나게 먹어대는 걸 보고서는 질렸다는 투로 말씀하신 것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이것도 나름의 이유가 되지 않을까? 둘, 어릴 때 홍역과 뇌수막염을 잇달아 앓게 되면서 몸이 약해졌는데 그때 식욕도 뚝 떨어졌다. 몸이 약해진 탓에 밖에 도통 나가질 않으니 배가 고플 일도 적었고 끼니를 챙겨먹는 이유는 오직 약을 먹기 전에 배를 채우는 것이었다. 이러니 밥이 맛없게 느껴질 수 밖에 없지. 순수하게 즐기면서 먹는 것이 아니라 목적성을 갖고 억지로 먹다보니 맛의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된 것 아닐까? 셋, 중학교 시절에 어머니께서 낮에는 식당에서 일하시고 저녁에는 집안에서 부업을 하시면서 밥을, 특히 이른 저녁을 혼자서 먹게 되는 일이 많았다. 여동생은 내가 항상 보살펴줘야 했고 입도 짧아서 잘 먹질 않았다. 결국 어머니가 늦게 오시면 같이 저녁을 먹었고 나는 학원에 갔기 때문에 학원에 가 있는 동안 배를 채워둬야 하니 외롭게 라면이나 찬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잦았다. 그러다보니 아직까지도 나는 혼자 밥을 먹는 걸 극도로 꺼려한다. 뭐 책상 앞이나 소파에 앉아서 후닥 먹어치울 수 있는 간식은 상관없지만 혼자서 밥상을 차려놓고 먹는 건 정말 정말 쓸쓸하고 외롭다. 중고등학교때는 급식이 있었고 식사시간도 동일하니까 친구들끼리 모여 점심을 먹었다. 그렇지만만 대학교에 진학한 뒤에는 식사시간이 모두 달라 점심 파트너를 찾지 못한 날이면 혼자서 빵과 우유로 때우거나 아예 굶는 일도 많았다. 복학하고 학교에 다녔던 지난 학기에는 혼자서도 잘 먹었지만 그래도 빈 앞자리에서 느껴지는 허전함은 어쩔 수 없다. 어머니는 이 나이되도록 내가 혼자서는 밥도 제대로 안 먹는 게으른 놈 취급하신다. "우리집 식구들은 내가 드십시오~하고 갖다 바쳐야만 뭘 먹냐?!"고 화를 내시기도. 아버지와 여동생의 경우는 내가 정확하게 다 알진 못하지만 나만은 실은 저 세 가지 이유가 다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내 나름의 핑계를 대본다. 물론 이런 변명이 먹혀들 리가 없지만. 이런 핑계와 변명이 계속되고 "맛있어 하는 음식을 같이 즐겁게 먹어줄 사람"이 생기지 전까지는 난 여전히 이쑤시개 같은 몸으로 남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1. 요새 정신이 없다. 이것저것 신경써야 할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니라서 돈, 시간, 노력이 많이들어가고 있다. 통신요금이나 교통비를 포함한 생활비 전반이 예전에 비해서 훨씬 늘었기 때문에 과외 하나따위로는 충당이 안 된다. 그렇다고 다른 일을 하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많이 부족하다. 복학 첫 학기랍시고 뭘 좀 해보겠다고 21학점을 신청(청강 3학점 더하면 24학점 우왕ㅋ굳ㅋ)했지만 이건 정말 시ㅋ망ㅋ의 스토리가 도출될 듯.
2-1. 금전적,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다보니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고 식사도 불규칙적이고 적게 하는 바람에 저혈당 증세가 왔다. 눈 앞이 갑자기 침침해지거나 기운이 쑥 빠지면서 졸음이 쏟아지면 당이 떨어지고 있는 거다. 웃긴 건 졸려서 눈이 감기려는 애가 땀을 흘리면서 손을 달달 떠는 거임. 그래서 가방에 꿈의 카카오 72%를 넣고 다니면서 낌새가 온다 싶으면 바로 먹어준다. 그리고 한 번에 많이 먹지도 못하면서 허기는 계속 들어서 이것저것 군것질을 많이 하게된다. 이것도 역시 또 돈이 많~이 든다. 악순환의 반복인가? 2-2. 최근 기억력이 많이 떨어진 듯 했다. 전 같았으면 가뿐히 외워버렸을 것들을 제대로 외우질 못한다. 원래 달달 외우는 식의 암기를 싫어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시키면 곧잘 했었는데 이젠 갑자기 한계를 느껴버렸달까... 근데 무서운 건 기억력 감퇴도 저혈당 증상의 하나라니까. 지금 수강하는 과목들이 거의 다 서술형이 아니라 암기 위주의 시험을 보는데... 중간 고사를 조진 핑계가 되려나? 안그래도 식욕도 별로 없는 편에다가 혈압이 낮은 편이어서 집에서 걱정하는데 요새 몸이 안좋다는 얘기는 차마 못하겠다. 3-1. 찌질한 얘기는 여기서 그만 접고. 이번 학기 과목 중 통번역 수업을 듣는데, 기억력이 안좋아졌으니 메모리스팬을 이용하는 통역 쪽은 거의 참여도 없이 끝나버리고 아마 시험도 좀 망할 것 같다. 그래도 번역 수업만큼은 매우 흥미롭게 듣고 있다. 나도 원래 정식 번역은 아니지만 팀에서 돌려보는 TRPG번역이나 군대에서 교범 번역을 해 봐서 약간의 경험이 있긴 하다. 그런데 이런 쪽 번역은 말 그대로 직역이 약간은 우선시 된다. 일단 대부분의 독자들이 이미 내용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고 원문을 읽을 정도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 결국 사전을 뒤지는 수고를 더는 정도로의 번역이다 보니까 굳이 매끄럽게 의역을 안해도 될 뿐더러 국문에 맞지 않는 번역투를 써도 큰 문제는 없다. 게다가 이 놈들이 전부 규칙책이나 교범이라서 정확한 번역을 요구하는데, 오히려 전형적인 번역투가 에라타 찾기나 원문 내용을 추측하는 데 있어서 훨씬 편하다. 교범 번역할 당시에는 아예 의역식의 표현을 일부러 많이 줄였던 적도 있다. 3-2. 이렇게 습관이 들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직역투가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고, 나는 읽어도 별로 이상하지 않은 내 번역문에 교수님은 빨간펜 십자포화를 퍼부어주셨다. 특히 용어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데 특정 분야만 번역해 본 나는 어떤 낱말이 있으면 그 낱말을 최대한 원래 의미나 어원 등을 강조한다. 가령 특정 분야나 학문에서 쓰는 말이 일반 명사화했을 때 나는 그쪽에서 쓰는 용어를 그대로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결국 얼마 전에는 "piracy"를 불법 다운로드(불법 음원) 식으로 쓰지 않고 그냥 '해적판/행위'라고 번역하기도... 어쨌든 대부분 번역 연습을 하는 원문은 기사문이 출처이다보니 좀 쉽게 풀어써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니 학점이 그렇게 좋게 나올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해도 일단은 내 번역 습관이 어디에 어느 정도 치우쳤는지 알게됐으니 그걸로도 수업료가 아깝지는 않겠다. 20대를 넘긴 사람의 개인적인 취향이기도 한 것이 어디 쉽게 바뀌겠냐마는(사실 속으로는 별로 바꾸고 싶지가 않다.) 한정된 독자가 아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번역을 하려면 언젠가는 고쳐야할 점이니. 4. 이번 학기 수업에는 레포트를 쓰는 게 거의 없다. 그나마도 다 영문이나 국문 실력을 닦을 만한 곳은 번역 수업뿐이고 그나마도 장문의 글짓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 내가 직접 글을 쓴 게 너무 오래된 것 같아서 최근 슬슬 글을 좀 풀어보려고 하는데 손이 잘 가질 않아서 큰 일이다. 집중력이 많이 흐트러진 것 같다. 뭐 아직 시간은 꽤 있으니까. 언젠가는 정리해서 쓰겠지. 이글루스 가든 - 매일 매일 한 편의 글쓰기. 어제 오늘 일진이 매우 좆치 안타. 어제는 아침에 버스를 타러 갔다가 지갑을 안가져와서 5분만 빨리 버스를 탔다면 겪지 않아도 됐을 불쾌한 만원 지하철을 타고 헐떡이며 학교에 갔지만... 사물함 열쇠를 가져오지 않아서 책을 꺼내가질 못했고 과제 제출 메일에 파일을 첨부하지 않아 교수님이 파일을 못 받았다면서 결국 오늘 문자를 보내셨다. 오, 마 이 갇. 오늘 아까 수업시간에 과제 제출 안 한 학생이 있다고 하셔서 아직 안 낸 사람도 있나보다 했는데, 그게 아마 나일 것 같다. 교수님이 내가 보낸 빈 메일을 보고 어제 답메일을 보내셨으나 그건 망할 놈의 다음 핫메일이 스팸으로 분류해서 나는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아오 빡쳐.
![]() [아, 뭐 이렇게 재수가 없어] 오늘 아침에는 5시 15분에 알람을 듣고 눈을 떴다. 핸드폰 알람을 끄려고 종료 버튼을 누른 순간, 6시 30분으로 타임 시프트... 잠깐 눈 한 번 감았다 떴던 것 같은데 1시간 15분이 지났네? 부랴부랴 준비하고 나왔는데 버스를 타는 순간 떠올랐다. 내가 오늘 1교시 수업 책이랑 과제를 안들고 왔다는 걸. ![]() [왜 이런 중요한 사실을 버스에 타고서야 깨닫는 거야?!] 책은 대충 빌려본다손 쳐도 과제는?? 결국 만원 지하철 속에서 환승역에서 다음 열차를 기다리며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다시 했다. 이거 정말 무슨 마가 껴도 단단히 낀 것 같다.그나마 좀 좋았던 일이라고는 커피 자판기에서 누가 천 원을 넣고 커피 두 잔을 뽑은 다음 거스름돈을 챙겨가지 않은 덕에 공짜 동전을 좀 얻었다는 것? 그것 말고는 정말 좋은 일이 하나도 없었다. 이런 불운이 일요일에 있었더라면 진짜 죽고 싶을만큼 우울했을 지도... 일요일은 내 생일이었거든. 지금도 뭐 써서 정리해야 하는데 정신 집중이 도통 되질 않는 걸보니 마음이 많이 틀어진 것 같다. 한 번 틀어지면 꽤 오래 가는데 걱정이다. 이글루스 가든 - 매일 매일 한 편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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