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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aper.cyworld.nate.com/jamiesbook/1689708
원문은 위의 링크에- ![]() 언어의 연금술사 이외수가 전하는 신비한 문장백신 생각은 있는데, 말로는 되는데, 직접 쓰려면 답답한 글쓰기에 대한 비법! 혹시 이외수라는 작가를 아는가? 최근에는 『장외인간』과 같은 작품으로 유명해진 소설가다. 가끔 수필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작곡도 한다지만 어쨌거나 그의 본업은 소설가다. 이런 이외수가 글쓰기 연수를 하면서 얻은 경험과 30년 글쓰기의 노하우를 책 하나로 엮어내기로 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이 글쓰기의 공중 부양이라는 책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외수라는 사람의 글은 전혀 읽어 본 적도 없다. 다만 기인이자 소설가로서 이외수의 명성만 서점 언저리에서 확인한 게 전부다. 하지만 그래서 이 책에 대해서 오히려 더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만약 내가 이외수의 글에 매료된 사람이라면 이외수씨가 전혀 아닌 듯한 소리를 해도 옳은 소리로 들릴테니까. 반대로 내가 이외수라면 치를 떠는 사람이라면 아예 이 책을 사지도 않았을테니까. 전혀 아는 바도 없는 작가의 책을 산 이유는 간단하다. 단지 내가 요즘 들어서 글쓰기, 문학말고도 총체적인 글쓰기(작문)에 부쩍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형다미 양 뭐 책사러 가는 데 끌려가서는(?), 서점만 가면 책을 사버리고야 마는 고질병 탓에 이 책을 덥썩 사버린 것이다. 그때 다른 책도 두 권 더 샀는데 그 책들 서평은 조금만 있다가 쓰겠다. 원문 보기 ------------------------------------------------------------------------------------------- 그래서 난생 처음으로 접한 이외수의 저작, 그 내용은 결국 글쓰기에 관한 것이다. 대충 네가지 장으로 나뉘어 있고 책의 처음과 끝에 지은이와 도운이의 글이 덧붙여져 있다. 전체적인 구성은 글의 가장 작은 단위에서부터 접근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단어에서 문장으로, 문장에서 창작으로, 창작에서 명상으로, 가장 작은 알갱이에서 그 알갱이를 담는 그릇까지 건드려두었다. 뭐, 이런 구성은 책방에서 아무 글쓰기 책이나 붙잡고 차례를 펼쳐보면 뻔히 있는 모양이다. 지은이 이외수는 자기가 글재주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 나는 원래 잘나서 잘 씁니다~라면 사람들이 이외수의 책을 사서 보겠는가? 모차르트더러 작곡을 가르쳐 달라고 하면 '가락과 박자, 본능에 충실하세요-'라고 할 게 뻔한데... 근데 그런 이외수도 꼬마아이 하나가 그 할아버지 이제 떴어요라는 말 한 마디에 공중 부양이라는 붕 뜬 기분을 맛본 것이다. 거봐, 천재가 아니라도 공중 부양이 되잖아? 그리고 '글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며 책을 시작한다. 첫째 단어의 장에서 이외수는 기본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한다. 결국 같은 상황이라도 많은 표현 방법과 어휘력이 있어야 더 맛깔나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인 듯하다. 내 생각도 역시 그렇다. 일단 그는 단어를 오감을 기준으로 생어와 사어로 나눈다.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단어는 생어, 아니면 사어(대부분의 한자어), 분류가 간단하다. 생어의 대표 감각과 속성은 뒤에서도 계속 나오니 꼭 기억해 두길 바란다. 그럼 단어를 어떻게 모아야 하는가? 간단하다. 주변에서 하나의 단어를 찾고, 그 다음에 그와 관계된 낱말들을, 가급적 생어 위주로, 찾아본다. 생각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내가 이렇게나 많이 알았나? 그리고 다른 생어들은 대표감각인 오감을 통해서 수집한다. 드럼하면 청각, 이런 식으로. 그런 다음 한 사물의 여러 속성을 조목조목 따져본다. 이 속성들을 가지고 의인화도 시켜보자, 훨씬 친밀하게 느껴진다. 속성을 보고 원래의 사물을 맞출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하라. 나중에는 그 사물만 생각해도 여러가지 속성이 머릿 속에서 동시에 떠오를 것이다. 그러고 나서 최종 단계 원래의 속성을 바꿔서 생각해보라, 생각의 가지가 훨씬 다양해진다. 속성을 이용해서 여러가지 해보자. 사물들끼리 서로 대화도 시켜보고 시간성과 공간성, 감정 이입도 시켜보자. 사물의 본성은 사물과의 친밀한 소통에서만 얻어진다. 그래서 결국 나뿐인 놈은 나쁜 놈이고, 나쁜 놈은 좋을 글을 쓸 수 없다. 이외수는 사물의 본성을 보는 방법으로 '사안론四眼論'을 제시한다. "육안肉眼은 얼굴에 붙어 있는 눈이고, 뇌안腦眼은 두뇌에 들어 있는 눈이며, 심안心眼은 마음 속에 간직되어 있는 눈이고, 영안靈眼은 영혼 속에 간직되어 있는 눈이다." 육안과 뇌안으로는 겉의 아름다움만 볼 수 있지만, 심안과 영안으로 보면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다. 사랑은 아름다움에서 시작하는 것인데, 모든 것이 아름다우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생각하지 말고 마음으로 본성을 봐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처럼 육안과 뇌안으로만 사물을 바라보면 색다른 시각을 얻기 힘들다. 그러니까 육안과 뇌안으로 현상과 속성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심안과 영안으로 본성과 본질을 탐구해야 한다. 창조의 출발은 모방이 아니라 창조적인 사고라고 이외수는 주장한다. 그래서 있을 법한데 없는 것들, 없을 법한데 있는 것들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훈련이다. 감각개발과 그것을 위한 방법으로 감성사전식 반대말 찾기도 권고해 본다. 그런데 이외수씨는 너~무 사전을 싫어하는 것 같다. 둘째 문장의 장에서 문장의 사전적 의미부터 찾아본다. 이번에도 사전은 너무 무뚝뚝하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사실 사전이 가치 판단을 배제해야 하기 때문에 그건 어쩔 수 없는데 너무 싫어하는 거 아냐? 어쨌든 처음 글을 쓸 때는 문장의 기본 형식인 주술, 주목술, 주보술에 입각한 정치법으로 짧게 쓰는 것을 추천한다. 나도 역시 짧게 써야 좋더라, 물론 그러면 세련미가 좀 떨어지지만... 문장은 인격과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격조 높은 인생을 살고 싶다면 현재의 자신에서 탈피하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인격이랑 글이랑 따로 노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긴 한데(누구라고 밝힐 순 없지만서도)... 글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먼저 진실해야 한다. 소망, 감성(여기서 또 지적허영 중독증 환자니 하면서 사전에 대한 비호감을 드러낸다), 애증을 가지고 써야 나의 진실함이 드러날 수 있다. 하긴 저런 것들이 없으면 문학으로는 참 재미없고 몰가치한 작품이 될 것 같긴 하다. 또한 경계해야 할 병폐로 가식, 욕심, 허영을 말한다. 가식 얘기를 할 때, 인터넷의 유명 낚시글 <서강대 의대 다니는 여친>과 그 글에 달렸던 댓글들이 나와있다. 지금도 보면 왕창 웃기다. 이화여대 ROTC입니다, 해병대 유아교육과입니다, 뭐 이런 거. 이외수 이 싸람, 은근히 게시판 폐인인 거 아냐? 인터넷 자주 하시나보다... 욕심은 글쓴이의 순수함과 소망을 잊게하고, 죽은 문장을 쓰기 쉽게 만든다. 허영에 대한 경계에서 분수에 맞지 않는 겉치레를 문제 삼는다. 특히 지적 허영때문에 쓰기 쉬운, 미처 소화되지 않은, 어려워 보이기만 하는 글이나 철학을 쓰지 말 것을 충고하고 있다. 그런데 서양의 철학 사조나 동양의 철학 사조와 비교하려는 부분에서 좀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서양이랑 동양이랑 많이 다른 것처럼 써놓고 있고, 서양의 사조는 전사조의 반동이라는 것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내 생각에 서양 사조는 전사조의 반동이라기보다 여러가지 사상들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어차피 시대와 동서양을 막론하고 진선미가 철학의 주요 연구 대상이고, 동양도 도道라고 묶어서 규정하지만 본질은 비슷하다. 동양은 서양에 견주어서 철학이 주로 정치 이론과 관련되어 다양성이 부족했던 편일 뿐이지... 아니면 주요 사상인 유불선이 철학 사상이 아니라 종교적(윤리론, 인생론, 자연론)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사람 사는 건 다 똑같은데 너무 나눠서 생각하는 버릇이 있는 것 같다. 띄어쓰기와 맞춤법에 대하여에서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대충대충 나와있다. 많은 분량을 다 설명하기는 힘들겠지만 맞춤법에는 '한글 맞춤법 통일안을 구해서 참고로 삼으라'고만 되어있다니... 책의 빈 공백이, 종이가 너무 아깝다. 사람들이 자주 많이 틀리는 문법적인 오류나 문장의 오류들을 예로 제시하고, 거기에 설명을 조금씩만 붙여줬으면 좋았을 것을... 잘못된 띄어쓰기의 예로는 인터넷 유명 유머 글, <~의 사랑했어요 시리즈>이다.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보다는 훨씬 눈에 들어오는 설명이다. 근데 정말 인터넷 많이 하는 듯. 예를 들자면 김현식의 <사랑했어요>인데, '김현식 의사랑 했어요'라고 띄어쓰기를 잘못하는 경우이다. 이러면 김현식이 의사랑 이상한 짓(?)을 한 것처럼 보이게 된다. ![]() [바로 이 게시물을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활자 확인을 잘못해서 박정희를 대大통령이 아니라 견犬통령으로 만들어서 신문을 긴급 회수했다는 웃지 못할 얘기도 있다. 근데 항상 확인할 때마다 오탈자가 생기는 걸까나? 문학적인 문장을 만들려면 단순히 단어를 원래의 쓰임대로만 쓰는 것이 아니라 오감을 총동원하여 오감 서술어를 사용해보라. 확실히 써보면 문장에 생동감이 생긴다. 물질 명사, 비물질 명사와도 같이 써보자. 이건 해보면 상당히 재미있어서 계속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주어에 맞는 서술어를 쓰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가끔 그 틀에서 벗어나 감각어들을 집어넣어보면 아주 흥미로운 문장이 탄생한다. 역시 문학 작품, 그 가운데서도 시나 소설의 묘사에서 자주 쓰일 듯한 표현들이 속속 나타난다. 글은 대체 왜 쓰나? 행복해지려고 쓴다. 이외수는 행복의 본질에 대해서 대답을 미룬다. 글을 쓸 때 천재를 부러워 할 필요없다고 한다. 다만 끊임없이 노력하면 천재성없이도 행복해지는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한다. 무엇을 쓸 것인가, 쓰고 싶은 글을 충동과 의욕으로 써라. 어떻게 쓸 것인가, 진실하게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써라. 누가 읽어 줄 것인가, 애정을 가지고 감동적으로 쓴다면 온세상이 기꺼이 읽을 것이다. 글이 밥을 먹여 주는가, 의지만 앞서지 않고 애정으로 가득 채운다면 충분히 밥을 먹여줄 수도 있다. 비결이 있는가, 비결은 하나, 사물과 사람에 대한 애정이다. 그대의 목표는 무엇인가, 한번 써보라, 자기 영혼과 하는 약속이다. 심안과 영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글이 즐겁다. 행복은 대체 언제 얘기해주실 건가요, 이외수씨? 문장의 적용은 각종 예를 들어가면서 보여준다. 여기는 매우 맘에 든다. 실용적이고도 이해가 쉽다, 예를 많이 자주 들었기 때문에. <초보운전>, <화장실>, <급훈> 이것저것 재밌는 예들을 들어준다. 글쓰기의 실체, 그 중점은 구성이다. 어떤 글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구상하고, 구어체로 먼저 스케치를 한다. 그러고 나서, 문어체로 바꾼 다음, 수식어나 수사법을 사용하여 다듬으면 완성이다. 세련된 문장을 쓰는 법은 삭제하기(필요없는 군더더기들), 절단하기(짧은 호흡으로 고치기), 수식하기(적당한 수식)정도와 다음에 말할 수사법이면 충분할 것이다. 수사법은 크게 세 가지로 비유법(직유, 은유, 활유, 대유), 강조법(과장, 반복, 점층), 변화법(설의, 돈호, 대구)가 있다. 직유법은 비슷한 대표 속성을 찾아서 연결하는 것이다. 연결에 쓰는 단어는 ~처럼, ~같이 등이 있다. 대표 속성을 보지 않고 그냥 막 써댄 직유는 그냥 겉멋일 뿐이다. 은유법은 사물의 본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은유는 무엇은 무엇의 무엇이다-와 무엇은 무엇이다-라는 형식을 가지고 문장을 심오하게 해준다. 나머지 수사법들은 대충 용례와 자신만의 요령 아아주 약간만을 나열한 것뿐이다. 자료의 활용은 중요하다. 문학이 되었든, 보고서가 되었든. 그래서 이외수는 역시 여지없이 자신의 작품을 예로서 보여준다. 독특한 발상이 돋보이긴 하지만 이제 나에게 이외수씨의 사상 윤곽이 점차 보이고 있다. 셋째 창작의 장까지 왔다. 힘들고도 먼 길이었다. 나도 제발 서평을 좀 짧게 쓰고 싶다. 너무 조목조목 분석적이려고 하니까 짧게 쓰는 게 오히려 더 힘들다. 의식에 날개를 달아야 높은 수준의 글을 쓸 수 있다. 바닥을 기면서 하늘의 푸르름을 얘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에. 누에의 한살이와 비교를 하면서 써뒀는데, 난 사실 누에의 비참하고 빡센 한살이만 눈에 들어왔다. 소설은 허구다. 하지만 소설적인 사실성을 갖춰야(복선을 깔아 둔다든지) 진짜 소설처럼 보이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얘기가 된다. 소설의 기본 요소는 주제, 구성, 문체이다. 근데 이걸 달랑 세 단어 써놓고 한 쪽을 날려먹다니, 이외수씨, 아니 편집부들 당신! 정말 너무들 한다... 주제의 기본 요소는 끊임없이 의문을 던지는 것이다. 어떤 이론에 너무 구속되면 글쓰는 재미도 줄고, 오히려 엉성해지기 쉽다. 구성의 기본 요소인 인물 사건 배경에 대한 설명은 그마나 자세하다. 하지만 '음양오행에 따른 인물 구성'은 정말 황당할 정도였다. 음양오행이 만물의 구성요소라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걸 가지고 인물을 창조하고 그게 엄청 참신한 듯 말하는 건 좀... 웃겼다. 그럼 3류 판타지 무협 작가들은 이런 걸 수시로 써먹는데, 전부 이외수씨의 수제자인가? 아니면 이외수씨는 불물흙쇠나무가 나오는 오색 전대물 광이든지. 이것도 결국 혈액형이랑 똑같은 거 아냐? 끼워맞추면 다 맞는 것처럼 들리는 거... 그리고 계속 본인의 글로만 예시를 들고 있다. 다른 사람의 글에는 이 이론이 맞아떨어지지 않아서 자신감이 떨어져서 그런지 아니면 다른 사람들 글을 거의 안 읽는지... 배경에 대한 설명까지 자기 글로 도배해뒀다. 이제 이정도라면 막 가자는 거지요? 본인 글 홍보하려고 이 책을 쓴건가? 물론 글은 재미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글도 폭 넓게 다루면 더 좋을텐데. 문체에 대한 설명에서 길이, 느낌, 수사에 따른 분류는 당연히 다뤄놓았다. 그 다음 서술적 문체와 묘사적 문체에 대한 설명은 적절하고 이해도 쉽게 잘 써놓았다. 그리고 자기만의 목소리와 문체, 사상을 가지는 것이 프로 작가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인간과 현실, 지식을 탈피하면 새로운 세계가 보인다. 강간장려법, 화폐제작자율권 등 기상천외한 예들을 들어가면 설명하는데 제법 충격적인 내용들이다. 전부 다 어딘가에서 벗어난 탓이긴 하다만 괜히 이외수씨가 기인이라고 불리는 게 아닌가보다. 마지막 단계 점검, 퇴고의 시간이다. 잘못된 부분은 고치고 더 나은 생각이 떠올랐다면 과감하게 바꿔라. 그래야 글이 한층 더 나아진다. 산만하지는 않은가, 지루하지는 않은가,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는가, 지나치게 이론을 의식하지 않았는가, 독자를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았는가-의 항목들을 조목조목 따져보면 문학적으로도, 오락적으로도 훌륭한 글이 탄생할 것 같다. 근데 저 항목 다 통과하기는 아무래도 정말 힘들 것 같아 보인다. 넷째 마지막 장 명상의 장, 앞에서 단어와 문장 그리고 글에 대한 모든 연습과 통찰을 마쳤다. 그렇다면 이제 제법 쓸만한 거푸집이 되었으니 좋을 철을 집어넣을 때이다. 훌륭한 생각이 들어있지 않다면 아무리 멋지게 글을 써도 좋게 평가되기 힘들다. 명상을 할 때는 잡념을 없애고, 과도한 욕심으로 망치지 말 것이며, 내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라. 글은 사람의 영향을 받으므로 되도록이면 좋은 물에서 노는 것이 좋고, 글의 기감, 어감이 중요하니 욕이나 비속어는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 나 역시 이것은 강력히 권고하는 바이다. 마지막 이외수의 문장백신에서 Q&A 형식을 빌어서 잡다한 질문들을 정리해주고 있다. 제법 쓸만한 FAQ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 종말이 온다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철학적인 질문으로 책을 마친다. 뒤에 있는 기노라는 사람은 아무래도 이외수씨의 제자인 듯 싶다. 이런 말 쓰긴 싫지만 MX 스퀘어의 사용 후기같은 느낌이 드는 글이다. 그래도 글 자체는 깔끔하고 이외수씨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제대로 소화한 것처럼 보인다. ------------------------------------------------------------------------------------------- 원문 감추기 이 책 전반에 대한 평점은 높게 주고 싶다. 번뜩이는 재치와 돋보이는 사상, 간단간단하고 톡톡 튀는 글솜씨까지, 괜히 이외수가 유명해진 게 아니다. 사실 그다지 엄청 유명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꾸준한 독자층을 확보하는 작가로서의 명성은 헛된 것이 아니다. 독특한 사상, 평생에 걸친 글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그의 책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글은 사랑에서 오고, 아름다움에서 사랑이 온다. 마음의 눈으로 보면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다. 멋진 말이다. 이 책을 단순히 글을 쓰는 방법만을 적어놓은 책으로 생각해서 산 사람들은 조금 당황스러울 것이다. 나는 글쓰기의 공중 부양이라는 책이 사실 이외수씨의 또 하나의 수필이라고 생각한다. 글쓰기만을 단순히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쓸 때의 마음가짐과 태도 또한 망라한다. 이 책은 그의 글쓰기 신념이 그대로 묻어나는, 그런 책이다. 그리고 역시 교육자 출신이라서 그런지 배우는 사람의 입장을 십분 이해하고 있다. 괜히 어렵게 써놓으면 이해하기 어렵고 글쓰기가 더 싫어질 거다. 나도 옛날에 무슨 글쓰기 책이라고 읽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책이 너무 어려워서 반쯤 읽다가 팽겨쳐 버리고 그냥 과학도서만 계속 읽었던 기억이 아련하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글쓰기 책을 돈까지 주고 사 본 건 처음인데, 돈이 아깝진 않다. 아니, 잘 산 것 같다. 이제부터 이 책에 매서운 비판을 좀 가해보려고 한다. 혹시 이외수씨를 정말 좋아하시는 분들께 양해를 구한다. 가장 먼저 동방 미디어의 편집부는 각성해야 한다. 설마 이외수씨가 정말 한 쪽에 달랑 한 줄이나 몇 단어 적고 다음 쪽으로 넘기라고 했으리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그리고 황당할 정도로 넓은, 종이의 공백들. 다닥다닥 붙어서 읽기 힘든 책들도 있지만 이렇게 공간을 낭비하는 책도 드물다. 글씨는 좀 작은 편인데 나머지 공간은 텅텅이라니... 무슨 수묵산수화도 아니고 그림이 아닌 책에서 벌어지는 여백의 미는 종이 낭비에 불과하다. 글씨 크기를 조금만 키우고 나머지 공간을 메우는 쪽이 더 나았을 것 같다. 또 아까도 언급했지만 너무 자신의 작품만 예로 드는 경향이 있다. 다른 사람들의 글도 역시 다뤄줬다면 그의 드넓은 독서 편력을 자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적용의 폭이 넓은 방법이나 이론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자신의 작품만 예로 들어서 이외수식 글쓰기 방법의 넓은 적용 폭을 검증하기 힘들었다. 어찌나 많은지 내가 위에서 수필집이라고 했던 것도 이걸 염두에 둔 표현이다. 정말 본인 글을 홍보하려고 한건지, 아니면 그냥 다른 글에서는 알맞은 예를 찾기가 힘든건지... 만약 그렇다쳐도 책을 내려고 생각했다면 그정도의 성가심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장담하건데, 예시부분만 따로 떼어내고 빈 공백들을 최소화한다면 책의 두께는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너무 본인의 색깔이 짙게 묻어나 있다. 물론 자신의 생각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책을 집어든 사람들 중에서 꼭 이외수씨의 팬만 있으리란 법은 없다. 이외수를 똑같이 따라하고(카피하고) 싶지는 않다거나 그의 생각과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문장백신이고 글쓰기에 대한 비법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이상, 방법론적인 접근도 역시 중요시되어야 한다. 기본적인 틀은 고전적인 글쓰기 교육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만 가끔 자신의 색을 지나치게 강조한다. 군데군데 너무 강한 자신만의 색깔과 사상, 개인적인 의견 탓(아까 얘기했던 서양 사조에 대한 언급이나 음양오행적 인물 설정 방식)에 정작 중요한 기본적인 수사나 띄어쓰기 같은 부분이 잊혀지기 쉬웠다. 독특하고 특별한 그의 색은 글쓰기에서는 빛을 발할지 모르지만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고르게 배울 수 있으려면 기본과 보편에 신경을 쓰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너무 독특한 방식을 따라하는 것은 보통 사람으로는 분명 힘든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인 평점 : 77/100 난이도 : ★★★☆☆ 이외수씨의 독특하고 튀는 문체 덕분에 적어도 졸립지는 않다. 게다가 최신 유행하는 게시글들이나 생활 속의 글을 예문으로 들어서 재미도 있다. 하지만 그의 사상과 색깔이 묻어나는 부분은 사뭇 심각하고 진지하니 조심할 것. 재미 : ★★★★☆ 문체와 예문들이 아주 재미있다. 그리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깜짝 놀랄만한 글쓰기 방법들이 나와있다. 모르던 것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는 독서의 참맛이다. 추천도 : ★★★★☆ 이외수씨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비추천이지만, 팬이거나 별로 생각이 없는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추천한다. 재미도 있고, 어렵지 않는 글쓰기 책을 책방에서 발견하기란 참 쉽지 않다. 글쓰기에 도무지 관심이 없는 사람이 보면 희한한 사고 방식이나 접근법때문에 이상해 보일지도. 디자인 : ★★★☆☆ 책의 표지 디자인과 중간중간의 자그마한 삽화는 이외수씨가 직접 그린 것들이라고 한다. 이외수씨 그림도 그리고 곡도 쓰고 글도 쓰고 참 부럽다. 물론 전부 다 잘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할 수 있다는 게 어딘가. 깔끔한 책 배정과 삽화, 디자인이지만 조금 작은 글씨와 책의 지나친 여백때문에 점수가 팍팍 깎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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